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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2023, 3년 차 프론트엔드 개발자 하반기 회고

by Vintz 2023.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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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ajetan Sumila - https://unsplash.com/ko/@kajtek

벌써 3년 차, 하반기 회고글을 쓰는 날이 오다니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았나 보다. 지금 글을 쓰면서 주변을 잠시 둘러봤는데,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내가 맨 처음 신입 때 회고글을 썼던 그 당시에는 이렇게 선명한 4K 모니터가 없었고, 나에게 딱 맞는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매우 편한 의자도 없었다. 내가 몰입할 때 듣는 플레이리스트도 없었고, 차곡차곡 모아놓은 개발용 북마크와 읽기목록도 없었다. 그리고 내가 궁금할 때 질문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개발자 지인들도 없었다.(ChatGPT도) 그래서 이제야 조금 개발자스러운 모습이 되지 않았나 싶다.

회사 생활

이번에도 역시 회사 생활을 시작으로 글을 써야겠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고,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상반기도 바쁘긴 했지만 하반기는 바쁜 정도가 많이 높은 편이었다. 가장 바쁠 때는 회사에 첫 번째로 출근해서, 마지막에 퇴근하는 날도 몇 번 있었다. 2시간 일찍 출근해서 2시간 늦게 퇴근했다. 어느 날은 회사에 나랑 대표님만 남아 대화할 기회가 생긴 적이 있다. 평소에는 알기 힘든 회사에 대한 얘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다. 이렇게 회사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되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면 더 높은 위치에 가게 된다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저 시기에는 회사일만으로도 벅찼기 때문에, 회사일 하나에만 집중하도록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있는데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면 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았기 때문에 마인드셋을 붙잡으려 노력했다. 그런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고민한 만큼 경험이 쌓이고, 나만의 개발 철학이 생기는 것이 즐거웠다.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제는 모든 주변환경이 개발에 맞춰져 있어서 내가 접하는 정보들이 너무나 많다. 그렇다 보니 가끔은 내가 기술 트렌드에 뒤처져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젝트 일정은 짧은데 프론트 개발을 나 혼자 해야했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합류하여, 퍼블리싱부터 개발 환경까지 고려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새로 도입할 기술 스택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긴 하지만, 이전보다는 바쁘지 않아서 새로운 기술 스택들을 공부할 시간이 생겼다. 2024년에는 여유시간에 더 많은 기술들을 습득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들과, 이를 통해 배운 것들은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다른 글에서 써보고 싶다.

새로운 도전들

올해는 두 개의 새로운 도전을 했다. 커리어리를 시작한 것과 국비지원캠프 튜터링이다.

커리어리

개발자 지인을 통해 커리어리를 알게 되고, 바로 시작해봤다. 대단한 사람들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커리어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나는 개발자 Q&A를 잘 활용했다. 다양한 경력의 개발자들이 답변을 남겨주기 때문에, 내가 생각한 방향과는 전혀 다른 인사이트를 얻기도 해서 정말 좋다. 그래서 이제는 빠르게 답을 찾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을 때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답이 잘 나오지 않거나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땐 커리어리의 개발자 Q&A를 이용한다.

올해 가장 몰입했던 시기

개발자 Q&A를 잘 활용했던 예시로, "POST 요청의 응답에 변경된 데이터를 포함하시나요?"의 질문글이 있다. 현재 기준 2,049회의 조회수와 24개의 추천을 받았다. 답변도 무려 8개나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덕분에 "Create / Update 시 응답에 변경된 리소스를 포함해야 할까?", "유연한 태도 갖기"라는 두 개의 글을 쓸 수 있었다.

나는 왜 회사에서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까?

'이렇게 회사가 아닌 외부에서만 도움을 요청하고 질문을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개발팀에 대한 신뢰가 없는 걸까? 내가 사실은 너무 방어적인 게 아닐까? 왜 개발자 지인들과 대화하는 것처럼 기술적인 얘기를 즐겁게 하지 못할까? 등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는 도메인 지식이나 간단한 질문만 할 뿐 다른 기술적인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 느낀 건, 팀 문화와 분위기, 그리고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와 열정은 다르다라는 것이었다. 내가 열정있어 하는 일이 상대방은 시큰둥한 반응이거나, 원하지 않는 일이라서 싫어한다면, 더 이상 대화는 잘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라면 더 이상 질문조차 시도하지 않게 된다.

 

무언가를 가르치더라도, 상대방이 진심으로 원해야만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는 반면, 함께 협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국비지원캠프 튜터링

이것도 개발자 지인을 통해 알게되었다. 내가 국비지원학원을 나오기도 했고 그 당시에 내가 힘들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고 교육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서 지원을 해봤다. 다행히 합격을 해서 많은 동기부여를 받는다. 덕분에 내가 더 배워야한다는 동력을 얻게 되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있다는 느낌에 활력을 얻기도 한다. 튜터, 매니저분들이 열정이 가득해서, 개선할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함께 논의하고 대화하는 것이 정말 재밌다.

 

이렇게 가끔 뜻하지 않게 기회가 찾아오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바로 도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기회가 왔을 때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도전할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평일에 평균 3~4시간밖에 못자고 있지만,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아직은 큰 성장을 이뤘다고 할 수 없는데, 결국 또 성장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 계속 그래왔기 때문에.

점점 커지는 괴리감

회사에서 하는 개발과 내가 하고 싶은 개발의 괴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내가 재밌게 공부하고 있는 것을 회사에 적용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회사는 결국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제한된 리소스 내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내야한다. 이걸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래서 더욱 바꿀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괴리감이 커지는 것 같다. 결국 용기를 내서 다른 환경의 회사를 가야할지, 아니면 고통을 더 감내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내년의 목표

2024년에는 더 많은 것들을 이루고 싶다. 그때 쓰는 회고글은 멋진 성과들로 채워졌으면 한다. 올해도 역시 책은 끈질기게 읽지 않았다. 이젠 정말로 읽어야겠다. 이제 막 3년 차가 되었는데,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더 탄탄한 기초를 쌓고, 새로운 기술들을 빠르게 익히는 개발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운동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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