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인턴 기자분께서 메일을 보내주셨다. 내용은 부트텐트에서 내 취업후기를 보았고, 한국 코딩열풍의 현주소에 대해 취재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메일을 받고 기자분이라는 것에 한 번 놀라고, 코딩열풍이라는 것에 두 번 놀랐다. 현재 나는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이제는 새로 사귀는 지인분들도 개발자이다 보니 그냥 '내가 개발자라서 개발에 대한 것만 보이나 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관련 뉴스들, 마케터인 친구가 코딩을 배우고(퍼포먼스 마케터라 부르는 것 같다.), 코딩 과외 수업이나 동네에 코딩 학원도 생기고,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로블록스(게임을 프로그래밍하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라는 게임이 유행이라고 한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가까워진 듯하다. 그리고 특히 부트캠프와 같은 개발 교육 관련 사업이 정말 많이 생겼다.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그리고 처음이라면 고민이 많이 될 것이다. 그래서 국비지원 학원을 수료한 수강생의 수강경험이 어쩌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국비지원 학원은 어쩌다 가게 되었는지, 배움의 현장은 어땠는지, 취업 지원은 어떤식으로 이루어졌는지, 현재 수료생 중 개발자로 재직 중인 사람들은 몇이나 되는지 등 내 개인적인 경험들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은 주관적이고 진리의 사바사, 케바케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참고용 또는 '이런 사람/이야기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셨음 좋겠다.
코딩을 처음 알게 된 계기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지내면서 남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 그때 책을 살면서 가장 많이 읽었었다. 특히 자기계발 책을 좋아했는데, 그곳에서 코딩을 통해 성공한 사람이 있었다. 그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웠고, 그렇게 조금씩 코딩에 관심이 생겨 관련 책도 사보고, 읽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보기도 했다.
전역 후에 시간이 지나, 시기가 잘 맞아서 Java 교육과정의 국비지원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프론트, 백엔드 개념도 없이 혼자 독학하기 막막해서 지원했다. 게다가 그 당시, 전액 무료에 대중교통비와 식비를 해결할 만큼의 지원금도 받을 수 있어서 도전해볼만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업을 정말 열심히 듣고 질문도 많이 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게 강사님이 각자 자기소개를 할테니 준비를 해오라고 하셨었다. 그 중엔 멋진 사람들도 있었고, 분위기가 좋아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강사님은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국비지원 학원을 믿고 지원한 것도 있다.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시고, 국비지원이라 교육과정을 크게 바꾸진 못했지만 수강생의 의견을 물어보고, 조금이라도 조율해주려 노력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팀 프로젝트도 해보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지만 약 6개월이란 시간은 내겐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도를 따라가기가 어려웠고, 이는 곧 의욕 하락으로 이어졌다. 물론 내가 그만큼 열심히 안한 것도 있다. 수업 중에 졸기도 하고 중간중간 보는 시험들에 대해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이 점점 늘어났다.
"예습 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정도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취업 지원
수료일에 가까워지면 슬슬 여러 회사에 지원을 하기 시작한다. 학원에서 이력서를 봐주긴 하지만 딱히 도움이 되는 피드백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학원과 연계하여 면접 기회를 주는 회사가 있었다. 이때 함께 공부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면접을 보고, 최종합격까지 가면 조바심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프론트쪽에 더 관심이 가게 되어서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하려 노력했었던 것 같다.
국비지원 학원 추천하나요?
국비지원 학원 6개월 포함, 약 2년 정도의 기간을 거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학원에서 남은건 결국 현재까지 만남과 연락을 이어가고 있는 좋은 사람들과, 프로젝트 경험이었던 것 같다. 거기서 강사님께 발표 노하우도 배우고, 좋은 경험들이 많았었다.
그래도 만약 친구가 국비지원 학원을 고민 중이라면 나는 생각을 많이 해보라고 할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같은 개발자나 지인이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학원에 간 첫 번째 이유가 어떤걸 배워야할지, 소위 공부 로드맵을 잘 몰라서였다. 두 번째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함께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나는 지인이나 친구 중에 개발자가 있다면 이것들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먼저 배워야할지, 어떤 것에 관심이 더 생기는지, 좋은 무료 강의를 먼저 보는 것을 조언해줄 수 있다. 인프런 커뮤니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Hola, 커리어리, 원티드 프리온보딩 챌린지 등 커뮤니티/스터디를 할 곳도 많이 있다.
하지만 배우고 싶은 의지가 있고 열심히 할 자신이 있으면 국비지원 학원이나 부트캠프를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국비지원이 되는 부트캠프도 있어서 잘 알아보고, 비교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마치며
현재 내가 아는 수료생들 중 열에 일곱~여덟 정도는 IT 회사에서 개발자로 재직하고 계신다. 가끔 만나면 개발 얘기도 하고 학원 다녔을 때의 추억 얘기도 하며 재밌게 시간을 보낸다. 다행히 나는 개발쪽이 잘 맞고 재밌어서 후회는 없다. 처음엔 정말 어렵고 재미도 없었는데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재밌어지기까지가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은 과대평가하고, 일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과소평가한다."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길게 보고,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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