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신 존경하는 개발자 세 분이 계신다. 개발 인생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준 분들인데, 각 에피소드가 꽤 재미있다.
첫 회사, 첫 프론트엔드 개발자
나는 첫 회사에서 첫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했다. 앞으로 만들 여러 프로젝트에 개발 환경 구축이 필요했는데, 무지렁이인 내가 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다. 게다가 프론트엔드 관련 기술 스택을 알고 있는 사수도 없어 눈앞이 더 깜깜했다. 그 과정에서 몇 번의 대화를 나눈 게 끝인, 두 시니어 개발자님에게 내 지식을 총동원하여 이메일로 간절한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 분은 메일을 읽었지만 답장을 주시지 않았고, 다른 한 분은 다행히 답장을 주셨다. 그것도 아주 장문으로. 솔직히 말해서 당시에 내가 보낸 메일은 굉장히 난처하고, 답장하려면 꽤 에너지를 써야 했다. 그런데도 진심으로 걱정하고 신경 써 주셨다.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선명하다.
덕분에 '나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좀 더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하고, KDT 강사로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3개월 차 신입 프론트엔드 개발자 회고
2021년 12월 1일. 첫 출근을 했다. 지문 인식을 통해 열리는 회사에 30분 일찍 나와 문을 열지 못해 안절부절 했던 기억, 어색한 인사, 낯선 환경, 입사 동기가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소속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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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응답에 데이터를 포함시키지 않는 거지
POST 요청마다 GET 요청도 함께 하는 게 맞나 싶었다. 응답에는 상태 코드와 메시지만 왔다. 혼자 골똘히 생각한 결과, '응답에는 반드시 변경된 데이터를 포함시켜야 한다'라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 이제 곧 자신 있게 API를 수정해 달라고 말할 참이었다.
그전에 여러 플랫폼을 활용해 질문을 했다. 당연히 한쪽으로 의견이 기울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고, 고민하는 시간만 늘어나 더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것 같다. 그때는 이 상황을 알려서 바로 고치는 게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큰 착각을 했었다. 시간은 계속 지나고 있었고 의지가 점점 꺾일 때쯤, 우연한 계기로 한 개발자님에게 마지막으로 질문을 했다.
이때 답변이 머리에 망치를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이었는데, 본인이라면 팀에 맞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었다. 개념은 중요하지만, 원리원칙에 집착해서 내가 맞네 틀리네 따질 것 없이, 즉 불필요한 소모전을 할 시간에 팀에 필요한 기능 구현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불필요한 소모전이 아닌 실제 가치에 더 중점을 둘 수 있게 되었다.
Create / Update 시 응답에 변경된 리소스를 포함해야 할까?
최근 회사에서 리액트를 사용해 어드민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POST 요청의 처리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왜 POST 요청 후에 변경된 데이터가 응답으로 오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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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태도 갖기
며칠 전에 "Create / Update 시 응답에 변경된 리소스를 포함해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여기서 나는 대부분의 경우에 Create나 Update 작업 시 API 응답에 변경된 리소스를 포함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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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람, 멋진 조언
요즘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해외 개발 영상이 가끔 표시된다. 엄청난 경력의 개발자로 보이는 사람이 "Don't waste your life."라는 문구로 엄청난 시선을 끌었다. 아니 근데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도 AI 시대에 불가능이란 없었다. 스크립트를 복사해서 번역을 요청했고, 몇 번 보니까 생각보다 정확했다.
볼수록 정말 많이 공감했고, "그래, 맞지 맞지" 하면서 시청했다. 10년 넘게 걸려 깨달은 것을 8분 만에 설명을 해줬다. 그래서 이건 꼭 기록을 해두고 공유하고 싶었다. 유튜브 댓글에 번역 글을 써도 되냐고 물어봤지만 워낙 조회수가 잘 나오는 영상이라 댓글이 계속 밀려난 탓인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링크를 타고 들어가 메일까지 보내 다시 한번 요청을 드렸고,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미리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글 작성이 끝나면 보고 싶으니 꼭 공유해 달라, 계속 멋진 일을 이어나가라며 멋진 사람이 멋진 말까지 하더라.
덕분에 개발 커리어에서 자책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일이 있어도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10년 넘어 깨달은 시니어 개발자의 조언
2015년부터 유튜브 영상을 꾸준히 봐왔지만, 지난 10년 동안 진짜 인생에 도움이 된 영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최근에 한 영상을 봤는데, 13년 경력의 시니어 개발자가 해 준 이야기는 나에게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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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이 있을 때마다 깨달음을 얻고, 블로그 글을 작성해 놓길 잘했다. 이런 기록들은 내가 계속 노력해야 할 이유들을 만들어준다. 뿌듯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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