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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부업

by Vintz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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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생각하던 때였다. 결혼식장에서 만난 개발자 지인이 "퇴근 후 몇 시간씩 가르치면 공부도 되고 부수입도 꽤 괜찮아."라고 말했던 게 시작이었다. 좋은 기회라 생각했고, 깊이 고민하지 않고 일단 지원해 보기로 했다.

 

사실 한 회사에서만 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몰랐다. 그런데 단순히 개발 이야기를 하면서 부수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알 수 없는 자신감 하나로 지원했고, 운이 좋게도 튜터 자리를 얻게 됐다.

 

처음엔 파트타임으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결국 다음 React 기수부터는 아예 풀타임으로 전환됐다. 부업이 전업이 되었다.

 

그동안 재밌게 열심히 해왔지만, 요즘은 이 일을 조금 더 깊게 바라보게 됐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수강생들의 성장을 돕고 나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난 4개월간의 튜터링 경험에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들과 배운 점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AI 가이드에 대한 방향성 잡기

ChatGPT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ChatGPT는 이제 필수로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은 유료 버전까지 사용하며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Cursor도 사용해 보았는데, 처음 ChatGPT를 접했을 때처럼 신기했다. 아직은 VS Code에 익숙해져 있어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지만, 조만간 Cursor도 유료로 사용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수강생에게는 ChatGPT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사용을 제한했던 적이 있었다. 너무 자주 사용하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AI를 '답을 알려주는 도구'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제한을 두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 AI를 사용할 날은 반드시 오는 것 같다. 사용을 제한하더라도 당시에 몇몇 수강생들은 ChatGPT나 Claude와 같은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중 일부는 AI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AI가 코드를 작성해 주는 데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는 AI 사용에 대한 지나친 우려보다는,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의 협업 도구로 받아들이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ChatGPT는 단순한 답변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학습 파트너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수강생들이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이 포함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향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

일관성 갖기

질의응답 시간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때로는 문서 작업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할 때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수강생이 내가 보여준 에너지의 차이를 느꼈던 것 같다. 캠프 기간 동안 그 수강생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내 이성적인 반응이 다소 차갑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라포가 쌓이고, 의도치 않게 조금 더 엄격하게 대했던 면도 있었다.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되돌아보면 수강생 입장에서는 일관되지 않은 태도로 보였을 수 있다. 조금 더 신경써서 지도했다면 아쉬움이 덜했을 것 같다.

쌓은 경험들

수료 후 마지막 단체 사진 - ZEP

개발 교육을 진행하면서 스스로의 교육 스타일과 필요한 역량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마주하기도 했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며 튜터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나도 질문을 잘해야 하는구나

수강생들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을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설명하는 수강생도 있지만, 몇 번의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은 후에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코드를 읽고 분석하거나, 긴 대화 끝에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도 빈번했다.

 

처음에는 코드를 빠르게 이해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을 잘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강생이 프로젝트 전체가 아닌 특정 코드 일부만 공유하기 때문에, 맥락을 파악하고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는 질문이 필수적이었다.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정확한 질문이 문제 해결 속도를 크게 좌우했다.

 

답을 알게 된 후에도 바로 알려주기보다는, 수강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는 경험이 더 깊은 학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알기만 해서는 안되는구나

어떤 개념을 쉽게 설명하려면 그만큼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 단순히 아는 것과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역량이었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수강생의 이해 수준을 고려하고, 비유나 사례를 적절히 활용하는 센스도 필요했다.

 

내 스스로를 돌아보면, 재미있게 가르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대신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 다가오는 기수에서는 나만의 교육 스타일을 더욱 견고하게 다듬고, 수강생들에게 더 효과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수료식 이벤트 중 하나였던 롤링 페이퍼는 내게 정말 큰 원동력이 되었다. 수강생들의 진심이 담긴 글들은 그동안의 노력과 고민을 되돌아보게 만들었고, 앞으로 더 나은 튜터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수료한 수강생들 모두가 각자의 길에서 성장하고, 원하는 개발자로서의 꿈을 이루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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